신들의 초콜릿이라는 이름의 수제 초콜릿 전문점, 대전 르 쇼콜라 데 디유.

이 곳에 매우 희귀한 초콜릿이 있다는 첩보를 듣고 바로 달려가보았습니다.




일견 평범해보이는 샵 내부인데요, 마침 쇼콜라띠에 님이 무언가 작업중이셔서 돌직구를 던졌습니다.


"여기에서만 맛 볼 수 있는 독특한 초콜릿이 있다고 하던데, 이 중 어떤거죠? "



뭔가 시원하게 탁! 답을 주실 거라고 기대했는데 의외로 뜸을 들이시는 사장님. 

사실 쇼콜라 데 디유의 초콜릿 무엇 하나도 값진 재료와 정성이 들어가지 않은 것이 없었기 때문에 쉽게 답을 하실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르 쇼콜라 데 디유는 도미니카나 에콰도르, 베네수엘라 등에서 공수한 고급 초콜릿에 고흥 유자, 지리산 밤꿀, 산딸기와 같은 개성있는 재료를 넣어 만든 독특한 초콜릿이 무려 25종류나 있다고 합니다. 모두 정성과 애정을 가득 담아 만들었는데 그 중 하나만 골라달라니 ... 제가 너무 어려운 질문을 드렸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제 입장에서도 나잇살을 생각해서 너무 많이 먹으면 안 된다는 사정이 있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부득이하게, 딱 두 가지만 맛보기로 굳게 결심을 했습니다. 




그런데 사장님, 마카롱도 다 직접 만드시는 거에요? 


그러자 수줍은 미소와 함께 조곤조곤 마카롱 PR을 하시는 사장님, 그리고 나도 모르게 마카롱 두개 추가요! 를 외친 연구원이 있었습니다...



총 18 종의 알록달록 어여쁘고 커다란 마카롱. 그리고 총 25종의 기품있는 신들의 초콜릿. 


이 쇼케이스 앞에 서서 진하고 달콤한 카카오의 향을 맡으며 잠시 초콜릿이 가득한 욕조에 몸을 담그고 힐링하는 상상을 해 봅니다.

사실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빈에는 항산화성분의 하나인 카테킨이 녹차의 20배나 함유되어 있다고 하죠! 그래서 최근에는 카카오빈을 로스팅한 후 으깬 '카카오닙스'를 꾸준히 섭취하시는 분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쇼콜라 데 디유에서는 도미니카산 카카오닙스를 판매하고 있었어요.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재배한 후 자연 발효, 건조시킨 프리미엄 카카오닙스라고 합니다.



저도 조금 맛을 보았는데요, 다른 것 하나도 섞지 않은 '콩' 상태인데도 초콜릿 향이 정말 감미로웠습니다. 설탕 가공 등이 하나도 안 되어 있지만 향때문인지 왠지 입 안에서 달콤한 맛도 조금 느껴지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끝맛은 역시나 쌉싸름합니다. 아마도 그 쌉싸름한 맛 속에 항산화물질이 숨어있을 것 같습니다. 약간 쓰고 떫은, 녹차의 끝맛같은 느낌. 제 타입이었어요. 그리고 굳이 비교하자면 볶은 커피빈보다는 볶은 카카오빈이 향이나 식감, 목넘김이 훨씬 부드러웠습니다. 시리얼에 섞어 먹어도 오독오독 씹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아요.



주문한 초콜릿과 마카롱, 그리고 커피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잠시 매장을 둘러봅니다.

섬세한 작업이 많은 쇼콜라티에의 특성이 반영된 듯, 아기자기하고 위트있는 소품이 매장 곳곳에 놓여있었습니다.



요즘 정말 핫한 고양이도 그림 속에 들어가있네요.



이렇게 별도로 분리된 공간이 있어 혼자 오거나 작은 모임을 갖기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쇼콜라띠에이신 사장님이 직접 만드신 쿠키와 농도 70%의 쌉싸름한 초콜릿, 초콜릿 트러플 등의 다양한 제품도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쇼콜라 데 디유는 대전 시티투어의 이색 체험 프로그램으로 등록이 되어 있어 전국에서 다양한 분들이 다녀간다고 합니다. 요즈음은 출강으로 바쁘셔서 체험 프로그램은 일시 중단되었다고 하는데, 일일클래스가 열리면 저도 참석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보며......




식음료 관련된 다양한 매거진과 블로거들에게 소개되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쇼콜라 데 디유.



두둥! 아담한 매장을 구석구석 구경하고 나니 드디어 주문한 것들이 나왔습니다. 

사장님에게 추천받기는 했지만 정말 아이템 잘 골랐다는 생각이 들었던 4종 세트,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로즈 마카롱 -> 제주 황금향 마카롱 -> 도미니카 가나슈 -> 지리산 토종 밤꿀 가나슈 입니다.



마카롱이나 초콜릿 모두 '달다구리'과에 속하기는 하지만, 무작정 달기만 한 것은 사실 좀 부담스러운데요, 

쇼콜라 데 디유의 초콜릿과 마카롱은 일단 '과하게 달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었습니다. 

원재료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맛이 부드럽게 어우러져 은은하게 잔상이 남는 독특한 경험! 


특히 로즈 마카롱과 밤꿀 가나슈의 맛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을 만큼 인상적입니다. 로즈 마카롱은 한 입 베어무는 순간 입 안에는 장미가 가득 피어나고, 동공에서는 하트가 뿅뿅 발사되는 느낌이랄까요? 드디어 인생 마카롱을 만나버리고 말았습니다. (사장님 말씀으로는 장미 원료를 잘못 사용하면 비릿하거나 화장품 맛이 날 수 있어서 다른 것보다 로즈 마카롱 작업이 특히 까다롭다고 합니다.)


천혜향 마카롱도 뒤지지 않는 기품을 자랑했는데요, 부드러운 크림에서 상큼한 과일향이 터져나와 마카롱은 느끼하다거나 설탕폭탄이라는 편견을 가지신 분들도 아무 부담없이 드실 수 있을 것 같은 담백함이 느껴졌습니다. 


밤꿀 가나슈는 지리산 토종 밤꿀을 쓴다고 하는데요, 밤꿀 특유의 씁쓸한 끝맛 없이 부드럽게 여운이 남아 또 한 번 놀랐습니다. 부모님께 선물해드려도 좋을 것 같은 고급스러운 단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위로가 필요한 날, 작은 사치가 필요한 날 꼭 다시 방문해보고 싶은 대전 '르 쇼콜라 데 디유' 였습니다. 



르 쇼콜라 데 디유 


영업시간 : 오전 10시 ~ 밤 10시 (월~토), 일요일 휴무

주차 : 근처 골목에 세워두면 됨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