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빵집 빠다롤뺑프랑스.


대구에서 오직 단 한 곳만 가 볼 수 있다면? 이라는 생각으로 추적을 해 본 빵집. 이름처럼 빠다롤이 이 가게의 얼굴마담 되시겠습니다.

인테리어가 예쁘거나, 주인장이 예쁘거나(?) 한 곳은 다른 동네에도 많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빠다롤' 이라는 명확한 컨셉을 가지고 있는 빵집은 전국적으로 그렇게 흔한 사례가 아니지요. 심지어, 요즘처럼 천연발효종 기반의 건강빵이 유행을 선도하는 시기에 설탕, 버터가 가득한 버터롤이라니요!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 점이 빠다롤뺑프랑스의 매력포인트가 되었습니다. 


현재 베이커리 업계의 큰 조류는 건강빵이지만 동시에 아주아주 맛있는 고퀄리티의 디저트 역시 유행의 다른 한 축을 이루고 있지요. 대부분의 빵집들이 우리는 이것도 맛있고 저것도 맛있어요- 라고 할 때, '우리집 메인은 빠다롤이에요' 라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있다면, 빵덕들이 혹하지 않을 수 없겠죠? 



소박한 외관이라 더욱 눈에 띄는 빠다롤뺑프랑스


동성로 한복판에 위치한 빠다롤뺑프랑스. 특별히 화려할 것 없는 파사드가 오히려 더욱 눈에 띄게 하는 요소입니다. 

이런 외관은 동성로처럼 복닥복닥한 곳 말고, 느리고 조용한 동네에서 묵묵히 빵만 만드는 장인이 운영할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정작 위치도 그렇고, 직원분들의 에너지도 그렇고, 정적이라기보다는 활발한 에너지가 가득한 곳입니다. 



매장 안이 정말로 빵빵한~ 빵덕들의 유토피아!


언뜻 보아도 매장의 70%가 빵으로 가득가득~!

매장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행복함에 심쿵사 할 것 같습니다 @.@



타르트 쇼케이스 위로 가득한 표창장, 위촉장 등등.

범상치 않은 빠띠쉐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갓 구운 빵의 향기가 가득~


과자시인이 방문했던 시간은 일요일 오후 2시 무렵이었는데요, 이 시간에도 새로운 빵들이 공장에서 계속 구워져 나오고 있었습니다. 



시식만 해 본 '꼬물꼬물'입니다. 사진으로 다시 보니 몇 개 사오지 않은 것이 재차 후회될 지경;;;

다른 지역에서 아직 먹어본 적 없는 독특한 빵! 살짝 쫀쫀한 식감의 빵을 콩고물로 덮었습니다. 

퓨전 인절미? 라고 해도 될 만큼 콩고물 맛이 고소합니다. 하지만 식감은 영락없는 빵.

통섭과 융합의 시대에 어울리는 정말 독특하고 맛있는 빵!!



제가 이 집을 찾은 두 번째 이유, 딸기우유식빵입니다. 딸기잼 투입 구멍 보이시죠? 

식빵 안에 딸기잼이 가득한데, 그 딸기잼 색이 너무 고와서 안구 정화가 되는 기분이었어요.

자세한 사진은 아래에...



이번엔 눈으로만 감상했던 초코식빵. 빵 표면을 카카오파우더로 진하게 장식한 모습부터 예사롭지 않습니다. 하지만 먼저 맛 봐야 할 것들이 있었던 관계로 이 날은 눈인사만.


빠다롤 스케일 I 


크림을 물고 있는 베이글. 이것은 마치 화평동 세숫대야 냉면이 떠오를만큼 거대합니다. 

한 번 보면 그 스케일에 놀라고 다시 보면 먹지 않아도 먹은 것 같은 뿌듯함이 느껴집니다.


빠다롤 스케일 II 


타르트는 한 판으로도 팔고, 조각으로도 판매하는데요, 역시 저에게는 문화충격과 같은!

블록버스터 급 사이즈를 자랑하는 타르트였습니다. 디저트가 아니라 거의 식사 수준



시식 리스트에는 없었지만 크로와상은 저만의 빵집 선정 기준인 관계로 일단 담아봅니다.



그렇게 1차로 맛보는 세 가지는 메인메뉴인 빠다롤과 크로와상, 그리고 크로크무슈



빵 전체에 균일하게 퍼진 기공에서 장인의 혼이 느껴집니다. 

빠다롤뺑프랑스의 주인장은 KMB 제과기능장 인증은 물론 화려한 수상 경력을 보유한 실력파 빠띠쉐라고 하십니다. 



으아니 그런데! 제과기능장 인증 팻말 아래 영문을 보니 빠다롤뺑프랑스에서는 화학첨가제와 시판 이스트 대신 천연발효종을 쓴다고 되어 있네요. 

천연발효종을 쓴다는 대대적인 홍보문구가 없어서 건강빵과는 다른 축에 서 있는 빵집이라고 생각했는데 큰 착각이었네요!

오히려 건강한 디저트빵을 추구하는 착한 빵집이라고 해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왜 중요한 정보를 영어로 써 놓으셨는지는 아직도 미스터리......)


 

크로크무슈의 속도 예사롭지 않았어요. '정통'은 아니지만 한국인의 입맛에 완전 잘 맞게 연구하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저 크리미한 소스, 부드럽고 진한데 느끼하지도 않은 놀라운 맛을 보여주었습니다.


딸기잼이 주르륵 흘러도 놀라지 마세요!


현장에서 바로 먹을 수 없었던 딸기식빵,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커팅을 해 보았습니다. 빵칼이 식빵의 부드러운 속살을 한 번 스쳤을뿐인데.. 새콤달콤한 향과 함게 진하게 졸여낸 딸기잼이 주르륵 흘러내립니다. 


아니,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해 낼 수 있는 거죠? 역시 제과의 명장이십니다. 엄지척!!



딸기잼, 사지 마세요. 딸기식빵만 있으면 되요.


보통 식빵은 딸기잼을 발라먹게 되는데요, 대구 사시는 분들은 이제 딸기잼 살 일이 없을 듯 합니다. 

딸기잼이 마치 우물물처럼 식빵 한가운데에 가득해서 빵을 뜯어 바로 찍어먹으면 되니 정말 편리했어요.



빵에 대한 자신감과 전문성이 느껴지는 또 하나의 대목은 바로 음료.

빠다롤뺑프랑스의 음료 메뉴는 병입제품을 제외하고 아메리카노(핫/아이스) 한 품목으로 매우 단촐합니다.

잘 하는 것에 집중하겠다는 결의가 느껴지지 않나요? 



컨셉이 살아있는 대구빵집, 빠다롤뺑프랑스.

빵 투어 리스트에 올리셔도 후회하지 않으실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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